탁의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주의 가상한 노력을 세상은 모르고 있었다 그가 가주를 따르는 이유도 이것이었다 비록 이상한 취미를 즐기기는 하지만 그것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하고 있으니 탓하고 싶지 않았다

황보세가 내에서 묘하게 냉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가주 추종자들에게 너희들은 발을 어디에 딛고 있냐고 묻고 싶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현실이지 이상의 허황된 꿈속에 노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는 곳은 봄이면 황사가 날려오는 중원 땅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황보경원은 이미 탁의일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마음 속에는 오사 황보우열에게 보낼 전서구의 내용을 그리고 있었다 황보우열이야 말로 그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황보자열에 맞서 가주가 될 수 있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준 숙부였다

황보강원은 마음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눈앞의 성왕은 무공도 없는데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가 빙그레 웃었다

자네는 정말 간이 크군

전하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자네를 보내주지 않겠다면 어떻게 할텐가 보아하니 다리도 성치 않은 것 같은데

들어오면서 보니 왕부에 연정화기의 고수 몇 명이 보였습니다 전하께서는 능히 그렇게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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